상원에 오르니 찬 바람 병풍 두른 듯
공한 인연에 따라
아버지, 아들, 손자란 이름은 간 곳 없이
무와 유의 수레공이 되었구려
온 곳이 없으니 간 곳이 없겠지
만공의 뿌리 없는 소나무 영원한 푸르름일세
이름 없는 초당 자리 그 모습이 아롱지네
옛 산은 그대론데 옛 모습은 간 곳 없고
석탑만 반기는 듯 우뚝 서
주먹 쥐고 내밀어 보이는 듯 하구나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다 공하여
한마음에 간직하니
간직한 마음조차 없더라
[1992. 2. 28 ~ 29 방한암 큰스님의 설법을 회상하시며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적멸보궁, 중대(한암 스님이 나무 막대 꽃은 곳)에서 차례로 읊으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