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 / 정재요(경북대) 2020.02. 4집(57-98) > 논문 다운로드

The Center for Daehaeng-Seon Studies

우리는 각자 자성불(自性佛)을 모시고 있다.
어찌 솟아날 구멍이 없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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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 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 / 정재요(경북대) 2020.02. 4집(57-98)

정재요(경북대) 2020.02. 4집(57-98)

본문

초록

이 논문은 정치와 민주주의에서 특히 ‘마음’의 중요성을 통찰했던 파커 J. 파머의 사상에 대행선大行禪을 적용·고찰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파머의 사상에 대한 보다 명확하고 수월한 이해의 지평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기본구상에 따라 본 논문은 ‘정치와 민주주의의 마음’과 관련하여 파머가 제시한 두 가지 문제제기를 검토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첫 번째 문제제기는 ‘민주주의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마음에 관한 것이다. 파머에 따르면 민주주의의 인프라는 ‘인간의 마음이 지닌 보이지 않는 역동’과 ‘그 역동이 형성되는 가시적인 삶의 현장들’의 두 가지 층위로 구축된다고 한다.

이에 본문에서는 파머가 제시한 마음의 층위에 대행선을 적용하여 민주주의의 인프라를 구성하는 마음의 문제를 고찰해 보도록 하겠다. 구체적으로 한마음 주인공, 생활불법, 오공사상, 한마음 공동체를 포함한 대행선의 이론적 자원들을 통해서 ‘민주주의의 인프라’에 관한 파머의 논의를 면밀하게 고찰해 볼 것이다.

두 번째는 ‘정치의 마음’의 틀에서 다루어지는 마음의 부서짐에 관한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적인 삶은 모순과 갈등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공동체 구성원들의 마음은 때때로 부서질 수 있다. 이 때 개인의 마음이 어떻게 부서지는지에 따라서 정치와 민주주의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파머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비통함의 경험 속에서 마음이 부서지는 두 가지 경로는 ‘부서져 흩어지는 마음’과 ‘부서져 열린 마음’이라고 한다. 이에 본문에서는 파머가 언급한 두 가지의 마음개념에 ‘중생심’과 ‘평상심’을 내용으로 하는 대행선을 적용·고찰해 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의 마음에 관한 파머의 사유가 보다 명확하게 이해되고, 파머의 사상적 한계를 보완하는 대행선의 기능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에서와 같이 파머의 문제제기를 경유한 대행선의 사회과학적 응용은 마음이 계합된 정치와 민주주의의 화두인 ‘한마음의 정치학’을 제시해준다. 이제 이것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일은 ‘정치적 동물(Homo Politicus)’이면서도 또한 ‘한마음 주인공’을 내면에 굳건히 간직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과제로 남겨져 있다.



In this paper I apply Ven. Daehaeng’s Seon philosophy (also called ‘Daehaeng Seon’) to examine ideas presented by Parker J. Palmer which reveal insight into the importance of ‘mind’ in politics and democracy. My hope is to make Palmer’s ideas more clearly and easily understood. Therefore, I examine two problems raised by Palmer in relation to ‘the mind of politics and democracy’. First, Palmer proposes building a ‘democratic infrastructure’. According to him, the infrastructure of democracy is composed of two things: ‘the invisible dynamism of the human mind’ and ‘the visibility of the living places in which the dynamic is formed’.

In this article, I will consider the aspect of mind that constitutes the infrastructure of democracy by applying Daehaeng Seon to the idea suggested by Palmer. Specifically, I will examine Palmer’s discussion on the infrastructure of democracy through the theoretical resources of Daehaeng Seon, including her thoughts on: hanmaum juingong, Buddhism in daily life, the five sharings, the hanmaum community, etc. Then I will examine the ‘heart break’ that Palmer speaks of regarding ‘the mind of politics’. The heart of a community’s members can sometimes be ‘broken’ because life is often a continual series of contradictions and conflicts. Palmer claims that the level of politics and democracy can vary depending on how an individual’s heart is broken. According to him, through bitter experiences a heart can be either ‘broken apart’ or ‘broken open’.

In this paper, I will apply two Daehaeng Seon concepts (‘the mind of sentient beings’ and ‘the ordinary mind’) to concepts proposed by Palmer. In doing this I hope that Palmer’s thoughts on ‘the mind of politics’ can be more clearly understood and that aspects of Daehaeng Seon that complement Palmer’ s ideas will be revealed.

As mentioned above, the social relevance of Daehaeng Seon to issues proposed by Palmer suggests a ‘politics of hanmaum’ which combines politics and the ‘democracy of mind’. The practical implementation of this now remains a challenge for all of us, both as ‘political animals’ (homo politicus) and as Hanmaum Juingong.


목차

Ⅰ. 들어가는 말
Ⅱ. 파커 J. 파머의 문제제기 검토
Ⅲ. ‘민주주의의 인프라’에 대한 대행선의 적용
1. 인간의 마음이 지닌 보이지 않는 역동: 한마음 주인공의 위력
2. 역동이 형성되는 가시적인 삶의 현장들: 생활불법과 한마음 공동체
Ⅳ. ‘정치의 마음’에 대한 대행선의 적용
1. 부서져 흩어지는(broken apart) 마음: 중생심
2. 부서져 열린(broken open) 마음: 평상심
Ⅴ. 나가는 말: ‘한마음의 정치학’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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