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윤리에 대한 선禪불교적 접근 / 김종용(동국대 WISE캠 불교사회문화연구원) 2023.08. 11집(399 - 438) > 논문 다운로드

The Center for Daehaeng-Seon Studies

우리는 각자 자성불(自性佛)을 모시고 있다.
어찌 솟아날 구멍이 없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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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용(동국대 WISE캠 불교사회문화연구원) 2023.08. 11집(399 - 438) 10.23217/jhms.11..202308.009

본문

초록

지눌과 쇼펜하우어 모두 물리적, 현상적 세계는 곧 마음의 상相 또는 표상에 불과한 것이며 또한 무상한 것이니 세상은 본디 공한 것이라 해석한다. 이에 그들은 세상의 실상을 깨닫는다면 자신과 타인 그리고 만물은 본디 둘이 아님을 깨닫게 되어 이타적 행위는 자연히 실현되는 것이라 말한다. 이성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옳은지 판단하는 ‘행위’ 중심의 윤리학에서 지눌과 쇼펜하우어의 윤리는 윤리적 행위를 하는 주재자의 역량에 집중하는 ‘행위자’ 중심의 현대 ‘덕’ 윤리적 특징이 발견된다.

지눌은 본격적인 수행 이전에 자성을 온전히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았고,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초월적인 자아를 예술을 통한 심미적 관조에서 이를 체험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두 인물 모두 이와 같은 과정은 다만 참 자아에 대한 이해 또는 발견이지 온전한 깨달음이라 보지 않았다. 이에 지눌은 후수를 말했는데, 크게 두 가지로 정혜 수행과 간화선이 그것이다. 정혜 수행은 또 크게 두 부분으로 자성정혜문과 수상정혜문을 말하고 이는 근기에 따른 수행이었고 간화선은 지해병知解病을 다스리는 방법론이었다. 쇼펜하우어는 지속 가능한 순수 인식 주관을 위해 ‘금욕’을 말한다. 그가 말하는 금욕이란 자발적 의지 부정으로 고통의 자기 승화로 고통을 자기의 것으로 체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금욕을 통한 의지의 부정은 물체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의욕하지 않는 행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금욕에 대한 부분에서 고행의 3대 요건만을 말할 뿐 무위적 금욕의 단계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Both Jinul and Schopenhauer believed that the physical and phenomenological world were nothing more than creations of the mind. Because these creations are impermanent, they believed that the world has no substantial existence. Accordingly, they said that if one realizes the true reality of the world, one will realize that self and others, and all things are not inherently separate, and that altruistic acts arise naturally. Unlike deontology in which one’s actions become the ultimate basis for judgment about rightness or wrongness, Jinul and Schopenhauer are found to have characteristics of virtue ethics which focuses on the capacity of the person who behaves ethically.

Jinul thought that the process of fully understanding one’s inherent true nature was required before engaging in full-fledged Buddhist practice, while Schopenhauer thought that an individual’s transcendental self could be experienced in aesthetic contemplation through art. However, both of them regarded these processes as understanding or discovering the true self, but not the equivalent of enlightenment. Regarding this, Jinul said that Buddhist practice after enlightenment could largely be divided into the practice of concentration and wisdom or the practice of Ganhwa Seon.

The practice of concentration and wisdom is again largely divided into two aspects: the gate of concentration and wisdom based on true nature [自性定慧門], and the gate of concentration and wisdom based on the four subsidiary marks of arising [隨相定慧門]. Ganhwa Seon is a practice that controls the maladies of conceptual understanding. Schopenhauer speaks of “abstinen-ce” to attain sustainable pure cognitive subjectivity. In this case, “abstinence” is the negation of voluntary will where one embodies pain by self-sublimation of the pain one feels. The negation of the will through this abstinence does not mean the extinction of the object, but the act of not willing. Schopenhauer only speaks of three requirements for abstinence in the area of asceticism, but he does not explain in detail how to reach the stage of involuntary abstinence.


목차

I. 들어가는 말
II.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예술·금욕·동정심 그리고 윤리
III. 지눌의 불성佛性과 수행 그리고 윤리
IV. 지눌과 쇼펜하우어의 윤리 사상적 비교
V. 나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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